UPDATED. 2019-01-18 13:39 (금)
중국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된 20대…기지 발휘해 '구조'
중국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된 20대…기지 발휘해 '구조'
  • 김현수
  • 승인 2019.01.07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플러스 김현수 기자]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꼬임에 넘어가 해외서 감금됐던 20대 남성이 기지를 발휘해 11일 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

지난 6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던 A(29)씨는 인터넷에서 "해외 고수익 보장"이라는 광고를 보고 전화했다가 "해외무역회사고 비행기 표도 제공하겠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는 결국 지난달 16일 중국 옌벤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에는 한국인 1명과 B씨 등 조선족 3명이 마중 나왔다. A씨는 이들을 따라 옌볜의 한 빌라로 가 하룻밤을 묵었다. 이튿날 B씨 등은 A씨에게 해외 무역회사라고 했던 광고와는 달리 대포통장 1개당 40만 원을 줄테니 대포통장을 모집하라는 요구를 했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이들은 돌변해 그를 감금하고 위협해 강제로 대포통장을 모집하도록 했다.

결국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한국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세금 탈루를 위해 통장을 빌려주면 한 달에 400만 원을 주겠다"고 속여 대포통장 모집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9일이 흐른 같은 달 26일 새벽 A씨는 B씨 등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국제전화로 112에 전화했다. 바로 옆 방의 B씨에게 들킬까봐 A씨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A씨의 전화를 받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는 신고 전화가 걸려온 우치가 검색되지 않은 등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날 통신 수사 당직을 맡은 이천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천경찰서 형사들은 A씨가 말한 카톡 아이디로 대화를 걸었다. 이내 A씨가 중국에서 감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외교 통상부, 중국 현지 영사관, 중국 공안 등과 공조에 나섰다.

자신이 감금된 장소를 알지 못하는 A 씨는 카카오톡으로 창밖에 보이는 카페, 사우나, 식당 등의 상호를 알려줬고 경찰은 이를 통해 A 씨가 감금된 장소를 특정해 신고 이틀 만에 그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B 씨 등은 공안에 체포됐으며 조선족 말투 때문에 대포통장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한국인을 고용해 대포통장을 모집하려다가 A 씨를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불법적인 일을 하는 줄 모르고 중국에 간 것으로 확인됐고 며칠 불법적인 일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강요에 의한 것이어서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외 고수익 보장'이라는 막연한 광고에 속지 말고 광고 주체와 하는 일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