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평단의 찬사를 받은 화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개봉을 앞둔 기대작을 둘러싼 팬들의 설왕설래가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아카데미 1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와 A24가 제작하는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주연의 신작 ‘더 드라마(The Drama)’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모두 남녀 주인공의 내밀한 관계와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민망함 속에서도 빛난 프로정신, ‘오펜하이머’ 정사신 비화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진 태틀록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플로렌스 퓨는 최근 유니버설 상영회 및 관객과의 대화(Q&A) 행사에서 촬영 중 겪었던 아찔한 사고를 털어놓았다. 극 중 오펜하이머 역의 킬리언 머피와 격정적인 정사신을 촬영하던 도중 카메라가 고장 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플로렌스 퓨는 “섹스 신 촬영 도중 카메라가 멈췄는데, 당시 우리 두 사람은 완전히 나체 상태였다”며 “타이밍이 좋지 않았고 여분의 카메라도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폐쇄된 세트장에서 진행된 촬영이었기에 두 배우는 서로의 몸을 가린 채 어색한 대기 시간을 가져야 했다. 곧이어 수리기사가 들어와 작업을 시작했고, 퓨는 이 민망한 상황을 오히려 배움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알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리기사에게 다가가 카메라의 고장 원인과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는 배우로서의 그녀의 대담함과 현장에 대한 호기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킬리언 머피 역시 해당 장면에 대해 깊은 애착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앞선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드신을 좋아하는 배우는 없으며 이는 우리 직업에서 가장 어색한 부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진 태틀록과의 관계는 오펜하이머의 감정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며, 이야기의 핵심을 위해서라면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영화 속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를 인용하는 장면이 특정 종교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두 배우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기꺼이 난이도 높은 연기를 소화해냈다. 또한 퓨는 휴대전화 소지가 금지된 촬영 현장의 몰입감에 대해 언급하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경이로운 과정을 온전히 지켜볼 수 있었던 경험에 찬사를 보냈다.

결혼식 직전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 A24 신작 ‘더 드라마’

한편, 미래의 화제작으로 점쳐지는 A24의 새 영화 ‘더 드라마’는 아직 개봉이 1년 넘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시나리오의 반전을 두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결혼을 며칠 앞둔 커플이 서로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로버트 패틴슨과 젠데이아가 약혼한 커플로 분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공개된 첫 티저 예고편과 보스턴 글로브(The Boston Globe)에 실린 가상의 결혼 발표 광고는 팬들의 추리 본능을 자극했다. 해당 광고를 통해 젠데이아가 연기하는 캐릭터 ‘엠마’의 아버지가 훈장을 받은 퇴역 군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설정이 영화의 핵심 반전과 연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단순한 치정극을 넘어선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질 것이라는 가설이 쏟아지고 있다.

“젠데이아가 사이코패스?” 쏟아지는 관객들의 추측과 루머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영화의 ‘빅 트위스트(대반전)’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젠데이아의 캐릭터가 과거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계획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녀의 캐릭터가 트랜스젠더일 것이라는 설을 제기했으나, 다수의 팬들은 이를 신빙성 낮은 진부한 설정으로 일축하는 분위기다.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설 중 하나는 ‘사이코패스 설’이다. 한 엑스(X, 옛 트위터) 사용자는 “젠데이아의 캐릭터가 사실은 사이코패스이며, 군인인 아버지가 그녀의 과거 범죄들을 덮어주었을 것”이라며 “자신을 이해해 줄 것이라 믿었던 약혼자(로버트 패틴슨)가 그 실체를 알게 되며 파국을 맞이하는 내용 아니겠느냐”는 꽤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앨라나 하임, 마무두 아티 등 탄탄한 조연진이 합류한 이 영화가 단순히 자극적인 반전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전작들을 고려할 때, 캐릭터의 아이러니와 뒤틀린 욕망을 다루는 심리 스릴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두 주인공이 결혼식 주간의 긴장감 속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거짓말들을 마주하게 되거나, 신뢰할 수 없는 화자(unreliable narrator) 기법을 통해 관객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 과연 팬들의 추측 중 정답이 있을지, 그 실체는 2026년 4월 3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