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사용자를 대신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새로운 ‘AI 모드’를 전 세계 180개국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자사의 인공지능 ‘제미나이(Gemini)’의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를 업계 최초로 공개하며 AI 기술의 발전과 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조명했습니다.

더욱 진화한 ‘AI 모드’, 180개국으로 확대

구글은 현지 시간 8월 21일, 새로운 에이전트 기능을 탑재한 ‘AI 모드’의 서비스 지역을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180개 국가 및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영어로만 제공되지만, 이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복잡한 검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인 질문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특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프로젝트 마리너’를 기반으로 하는 이 새로운 기능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저녁 식사 예약이나 항공권 및 콘서트 티켓 구매를 위한 조사와 같은 구체적인 작업을 사용자 대신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레스토랑을 검색하고 웹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예약해야 했다면, 이제는 ‘AI 모드’에 요리 종류, 인원, 시간, 장소 등의 조건을 한 번에 입력하는 것만으로 예약 가능한 식당 목록과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구글은 OpenTable, Resy, Tock, Ticketmaster 등 여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또한 미국 내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는 과거 대화나 검색 기록, 지도 사용 내역을 기반으로 맞춤형 장소를 추천하는 ‘개인화 추천 기능’과, 휴가나 파티 계획 시 조사한 내용을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하고 이어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링크 공유 기능’도 시범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능 대부분은 현재 AI 프리미엄 플랜 가입자나 ‘구글 랩스’를 통해 제공되지만, 머지않아 미래 검색 환경의 표준 기능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업계 최초, AI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 공개

AI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대한 부담,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구글은 현지 시간 8월 22일, 업계 최초로 자사 대화형 AI ‘제미나이’의 에너지 사용량 및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공개하며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구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미나이가 텍스트 프롬프트 1회를 처리하는 데 소비하는 평균 에너지는 0.24Wh,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은 0.03g, 물 사용량은 0.26ml입니다. 이는 TV를 9초 미만으로 시청할 때 발생하는 환경 부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는 프롬프트 1회당 평균 수치일 뿐입니다. 구글은 2025년 3월 기준 제미나이의 월간 사용자 수를 약 3억 5천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챗GPT’ 추정치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복잡한 프롬프트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파워 유저의 사용량까지 고려하면, 순간적인 부하가 누적되어 막대한 양이 될 수 있습니다.

예상보다 낮은 소비량의 비결과 투명성 확보 노력

구글은 이번 발표에서 AI의 자원 소비량에 대한 많은 외부 추정치가 실제보다 높게 계산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추정치는 모델의 추론 비용이나 활성화된 기기의 소비량만을 고려하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중요한 다른 요소들을 간과한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추측 디코딩(speculative decoding)’과 같은 기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작은 모델이 먼저 예측을 생성하면 큰 모델이 이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모든 처리를 큰 모델에 의존할 때보다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 더 많은 요청을 처리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구글의 측정 방식은 AI 모델이 연산하는 동안 사용되는 에너지와 물뿐만 아니라, 칩의 유휴 상태,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 및 기타 인프라 설비, 호스트 CPU와 RAM 등 AI 쿼리 처리와 관련된 모든 구성 요소의 소비량을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구글은 2020년부터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정보를 공개해 왔으며, 이번 AI 관련 데이터 공개는 주요 기술 기업 중 첫 사례입니다. 이는 AI의 환경 영향에 대한 논의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고, 기술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추구하려는 구글의 의지를 보여줍니다.